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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Jun 20, 2021 @ 6:36am
Updated: Jun 20, 2021 @ 12:07pm

나는 다크 소울 시리즈를 한번도 안 해봤다. 어, 점프가 없네? 어, 시발 떨어지면 죽네?? 어.렵.다.

한국에서는 다크 소울 시리즈와 비교해서 많이 까이는 거 같은데 다크 소울을 한번도 안 해본 나로서는 충분히 좋은 게임이다. 장점은 대부분 눈에 띄게 잘 보인다. 단점들은 엄청 커서 이거때매 추천 못하겠음! 그런 정도의 것까진 없는데 자잘하게 거슬리는 것들이 꽤 많다. 난이도와 레벨 및 맵 디자인, 게임 시스템 구성은 절대 나쁘지 않으나 호불호를 세게 탈 것이다. 그리고, 풀프라이스 값은 못함.

캐릭터 디자인은 훌륭하다. 씹뜨억게임이잖아? 씹뜨억들이 좋아할 건 다 넣어보자구! 하는 생각으로 만들었는지 처음에 반겨주는 이오의 미드가 눈에 띈다. 딴 소린데 왜 이오가 아니라 미아가 타이틀에 박혀있는지 모르겠음. 여캐를 박아야 하면 이오를 박아야 하고 비중있는 캐를 박아야 하면 루이를 박아야 하는데? 미아는 기대했던 것과 달리 그냥 동료1이더라고. 남캐들도 아군은 대부분 미남. 적군 디자인도 상당히 잘 뽑았다. 특히 미도의 디자인을 본 순간 '아 우리편 다 치워버리고 동료로 삼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남자가 뭘 좋아하는지 잘 알고 있음을 느낌. 불냥이는 다른 의미로 남자가 뭘 좋아하는지 잘 알고 있음을 보여준다. 보스몹 디자인은 초반은 신선했는데 뒤로 갈수록 좀 아쉬웠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았음. 커스터마이징도 매우 큰 장점인데 상당히 쉽게 미형 캐릭터들을 만들 수 있다. 커마를 잘 못하는 사람이라도 좀 집중해서 끄적이다 보면 생각한 거랑 비슷한 디자인을 뽑기 쉽다. 근데 악세사리에 코스트 제한은 왜 집어넣었는지 잘 모르겠음. 그리고 아마 모드가 있겠지만 후속작에서는 커마한 동료 데리고 다닐 수 있게 해줘.

그래픽은 충분히 좋다고 생각한다. 특히 모델링이 준수한데 이 게임의 강점과 주 수요층을 생각하면 훌륭한 선택이다. 세계관이 시궁창이라 전체적으로 침침한 분위기인데 특유의 마스크와 맵의 분위기가 이를 잘 살려준다. 가까이서 보면 사물 텍스쳐는 좀 조악한데 넓게 보면 준수하다. 갓이터에서도 이런 느낌이었는데 얘네 특인 듯. 모션은 엉성한 게 많은데 공격 모션보다는 이동, 가드 모션이 눈에 띄게 엉성한 편이다. 최적화는 잘 된 편이나 간간이 프레임 드랍이 발생하고 GPU 온도가 치솟는 현상이 있음. 다행히 심각한 수준이거나 빈도가 잦지는 않다.

그리고 솔직히 처음 시작했을 때랑 엔딩 빼면 게임하면서 잘 안 들리는데 OST는 좋다. 처음 시작해서 음악 듣자마자 와 미쳤다 생각하겠지만 인게임에선 기대했던 것보다 잔잔하다. 컨트롤이 중요하니 너무 정신 사나워도 안 되겠지만 전투할 때 아니면 그냥 없는 수준이라. 효과음도 괜찮은 수준이지만 사운드는 질은 좋은데 양이 좀 아쉽다. 반남 게임이 전반적으로 한글화 질이 좋은 편이라서 본작도 크게 거슬리는 건 없었다. 일단 얘네는 폰트부터 성의가 보여서 그거로 좀 먹고 들어감. 이식이 아니라 멀티 플랫폼 게임이라서인지 일본게임답지않게 키 배치도 무난하게 할 수 있다. Ctrl 고정만 빼고. 이거는 ini 파일을 보진 않았는데 인게임 설정에서 바꿀 수 없는 듯.

스토리는 괜찮은데 스토리텔링은 문제가 좀 많다. 아...난 이 색기들이 갓이터에서만 그러는 줄 알았지.... 공들여서 커스터마이징한 주인공은 마지막까지 묵언수행을 멈추지 않는다. 이게 진엔딩과 유사 진엔딩의 조건이 다른데 내용은 거의 똑같음. 마지막에 동료 캐 하나가 굉장히 미래 지향적인 대사를 하나 치는데, 이건 유사 진엔딩에만 놔두고 진엔딩에서는 이 대사 주인공이 치게 했어야 하는 거 아님? 커스터마이징 때문에 모든 대사를 더빙하긴 어렵다는 건 감안하겠는데(보이스가 남자 10개. 여자는 확인 안 해봐서 모르겠음.) 그래도 그렇지 주인공 대사가 정말 없어도 너무 없음. 이건 난이도의 문제가 아니라 성의의 문제임. 다른 스토리도 아니고 엔딩에서 대사 좀 치게 만드는 게 그렇게 어려움? "바깥세계에서~" 그 대사는 인간적으로 주인공이 해야지.

중요 설정인 계승자도 주인공보다는 동료들을 위한 이야기고, 그 중요한 계승자와 가장 깊은 관계의 인물들이 유일하게 그 떡밥을 해석할 수 있는 주인공의 동료가 된다는 건 게임이란 걸 감안해도 너무 심한 우연인데 설명이 미흡하며, 갓이터처럼 여러명 나가서 레이드 뛰는 것도 아니고 꼴랑 1명 데리고 다녀서(그리고 그 1명은 높은 확률로 메인 스토리에서는 방구석초선인 이오일 것) 동료들과 으쌰으쌰하는 느낌보다는 혼자만 개고생한다는 느낌이 강하다. 맵 디자인상 길이 좁아서 동료가 많으면 오히려 불편하겠지만 일반맵에선 1명, 보스전에선 피뻥 좀 시키고 3~4명 정도로 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 난이도 문제는 동료를 아예 안 쓸 수도 있으니까 상관없잖아.

혈영 이것도 개같음. 이게 뭐냐면 이 게임은 레버넌트(흡혈귀)가 되면 기억에 손상이 일어나는데 그 조각이라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주인공은 그 조각을 해석할 수 있는 특이체질이므로 다양한 인물들의 기억을 엿보는 게 가능한 것. 물론 상세하게 보여주는 건 아니고 짤막짤막하게 중요 장면만 보여주는 식이다. 설명만 보면 '어? 나쁘지 않은데?' 싶을 텐데 ㅇㅇ..나쁘지 않음. 이걸 몇십개 단위로 까지 않으면 말이지. 해보면 굉장히 지루하다. 플레이 타임에 비해 혈영과 관계된 인물들이 너무 많고(플레이하면서 보이지도 않는데 내가 왜 얘네 기억까지 보고 있어야 하나 싶음) 서브캐일수록 메인 스토리와는 완전히 동떨어져 있기 때문에 별로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 혈영 특유의 연출 때문에 더럽게 느리고 지루하며, 내용도 대부분 뻔하다. 이거 만들 시간에 메인 스토리 볼륨이나 키우지. 대표적으로 J모씨는 뭔데 갑자기 동료 코스프레임. 얘랑 묵은 거 푸는 스토리 하나만이라도 넣었어봐라.

일종의 스킬 해금을 위해 모아서 보긴 계속 봐야 하는데 하..갓이터3 추가 에피소드에서 내가 진짜 개지롤을 떨었던 기억이 나는데 기억폭행당함. 그래도 혈영 연출은 갓이터에 비해 많이 나은 것이 위안. 그 ㅈ같은 거미 때려잡을 필요도 없고. 좀 빡치는 게 뻔한 내용이긴 한데 은근히 그 내용이 복선 살포나 회수가 잘 되고 인물간의 관계를 잘 표현하고 있음. 저렴한 게임도 아니고 풀프라이스인데 왜 이렇게 만드는지 이해가 안 감. 서브캐 다 모으면 동료로 쓸 수라도 있게 해주든가.

타격감은 애매한데 나쁘진 않음. 다만, 중량감이 느껴지는 무기는 시원시원하니 괜찮은데 한손검이나 총검처럼 가벼운 무기는 너무 밋밋함. 몹들이 아무리 쳐맞아도 꿈쩍도 않는 건 똑같지만 갓이터에서는 어떤 무기를 들고 다녀도 화려한 이펙트와 찰진 사운드가 있어서 푸슉푸슉 째는 맛이 있었는데, 여기서는 게임 컨셉상 그런 부분이 덜 화려해졌기 때문에 작은 무기일수록 너무 눈에 안 띔. 성능 면에서도 대검이 좀 독보적으로 좋은 편이다. 시스템적으로 갓이터처럼 현란한 움직임과 시원시원한 콤보가 불가능해서, 절제된 움직임과 좋은 가드 성능, 강력한 한방이 필요한데 대검이 이를 대부분 충족한다. 원래 이런 고중량 무기는 모션이 큼직하고 선딜, 후딜이 긴 게 보통이고 이 게임도 그러하다. 문제는 그렇다고 경량 무기들이 눈에 띄게 가벼운 움직임을 보여주는 것 같지 않음. 특히 액티브 스킬은 왤케 개짓거리 하는 게 많냐. 스킬도 다른 무기들은 유용한 걸 얻는 게 많이 늦는 편.

조작감은 개인적으로 좋지 않았지만 이것도 의도한 거겠지 싶음. 갓이터는 조작감이 그리 나쁘지 않았기때매. 키마로도 가능은 한데 패드를 쓰는 걸 추천함. 키마는 중반 넘어가면 괜찮은데 초반에는 중간에 흡혈 공격 넣기가 많이 번거로움. Ctrl 키가 고정되어 있어서 바꿀 수 없는데 흡혈 공격은 Ctrl 키를 누르면서 넣어야하기 때문에 조작이 난해함. 어느 정도 갖춰지면 그냥 평타 땅땅 때리는 거로 채울 수 있어서 할만해짐. 스킬은 적당히 키 배치하면 쓰기에 어려움은 없음. 버프 스킬일수록 키패드 뒤쪽에 밀어넣으면 편함. 나는 점멸 비슷한 스킬들이 있길래 상대 공격 보자마자 눌러서 피해야징하면서 싱글벙글하고 있었는데 음, 택도 없는 생각이었음. 이건 갓이터가 아님. 기본적으로 모든 행동은 내 캐릭터가 아무것도 안 하고 있을 때만 비교적 즉각적으로 반응하더라. 이게 소울류인가 싶었음.

록온은 좀 불만이었다. 록온한 채로 스킬을 쓰거나 공격을 하면 그쪽으로 돌아서 행동하는 게 아니라 캐릭터가 보고 있던 방향으로 행동을 하더라. 이거 적응 안 돼서 팬텀 어설트 쓰다가 몇 번을 낙사했는지 모름. 이것도 소울류 특징인가 싶은데 흠..어떨까. 그래도 록온이라는 말만 들었을 때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지 않나? 그렇게 유도 기능 넣어줄 거 아니면 록온을 굳이 해야하나 싶음. 부위 파괴 같은 것도 없고 부위마다 딱딱 갈려서 록온되는 게 아니라 록온 지점이 딱 정해져있기 때매 거대 보스일수록 록온을 안 하는 게 전투가 훨씬 쾌적함. 문제는 록온 안 하면 액티브 스킬이 의미없는 봉산탈춤이 되는 경우가 너무 많음. 특히 팬텀 어설트 개같은 놈 처음에 한손검 스킬이래봐야 그거밖에 없는데 뻘동작이 태반이야.

난이도는 개인적으로 어려웠다. 보스전보다는 그놈의 길 찾기와 잡몹한테 둘러싸였을 때가 훨씬 어렵더라. 보스전도 어렵긴 했는데(독케일 미친 색기야) 여왕 살해 뚫고 나니 한결 편안해짐. 그리고 피격 판정이 깔끔하지 않음. '아니 이게 안 맞아?'와 '아니 이걸 쳐맞아?'가 공존함. 록온 부위가 항상 지정되어 있는 것에서 좀 쎄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몸뚱아리는 괜찮은데 거기서 벗어날수록 판정이 요상해짐. 설령 판정이 깔끔할지 몰라도 그게 눈으로 봤을 때 납득이 안 가는 경우가 많음.

맵 디자인은 내가 다크 소울 시리즈는 쳐다도 보면 안 되겠다는 걸 느끼게 해줌.
지도는 탐색하면서 자신이 뚫어야 하고(이것도 그 점 찍는 거 말고 파판12처럼 내가 지나간 부분의 지도 자체가 뚫리는 식으로 만들었으면 훨씬 나았을 것.), 솔직히 봐도 잘 모르겠고(층수 구분해서 보는 방법이 없는 거임? 내가 못 찾는 거임?), 모든 맵이 공통적으로 포인트가 될 만한 오브젝트가 거의 없음. 중반부에 나오는 성당맵은 최종보스라 할 수 있는데, 맵이 진짜 예쁘긴 한데 돌다보면 진심 돌아버릴 거 같음. 다른 맵은 길을 돌고돌고돌다보면 어떻게 어떻게 될 때가 있는데, 성당맵은 거의 길을 창조하는 수준으로 찾아가야 함. 길이 안 보인다? 떨어져야함. 이 개같은 맵을 중반에 박아놓은 건 게임 엔딩까지 못 가게 하려는 큰그림이 아니었을까? 이걸 넘고 나니 그 뒤 맵들은 상대적으로 쉬워짐.

그외 자잘하게 거슬리는 부분이 많은 편. 기호품 전달은 1명한테 하고 나면 한동안 상호작용이 죄다 씹히고, 그게 풀리고 나면 기호품이 좀 사라져있어서 증발하는 것으로 아는 사람이 있는데 아님. 정확히는 증발하는 게 아니라 처음에 상호작용한 1명한테 다른 기호품까지 넘어가는 거임. 안전하게 기호품을 전달하고 싶으면 기호품을 1명한테 전달한 후 사람과는 상호작용하지 말고 겨우살이와 상호작용을 시도하자. 기호품 전달로 쌓은 트레이드 포인트로 아이템을 받을 때 멈추는 현상은 이유도 모르겠고 해결법도 모르겠음. 시발것들. 보니까 겪은 사람 많던데 왜 안 고쳐.

컷인에서는 뻐끔뻐끔 잘 말하는 캐릭터들이 거점에서 말 걸었을 때에는 입은 닫혀있고 대사만 나오는 것도 좀 어이가 없었음. 보통은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까 입 움직이는 모션은 구현도 안 했나? 그리고 아이템 정도는 자동으로 먹게 하든가 잘 보이게라도 만들든가. 특히 그 얼음맵에서는 보이지도 않아요 시발것들 이것도 갓이터에서 내가 지랄발광했던 건데 당연히 걔네가 내 글을 볼 이유는 없겠지만 한결같네 진짜. 그리고 서브 퀘스트를 만들었으면 1개쯤 강제로 수행시켜서 우리 이런 거도 있어요~라고 알려줘야 할 거 아냐. 진엔딩까지 가는데 서브 퀘스트 있는 줄도 모르고 가는 거 충분히 가능함. 내가 그랬으니까. 그리고 퀘스트 목록 같은 거 메뉴에서 따로 정리해주는 탭도 없어서 더 모를 수밖에 없음. 그리고 무기 종류가 좀 적은 감이 있음. 이도류도 카타나도 없다니 크윽!

플레이 타임은 메인 스토리 1회차 진엔딩 기준으로 30시간 내외 정도. 내가 그렇게 적게 뒤진 건 아닌 거 같은데 공략 보면서 하니 상당히 빠르게 깨더라.(공략 보면 당연히 플탐 줄어들지! 이건 맞는데 내 길눈으로 커버가 불가능함.) 회차 플레이 요소와 멀티를 감안해도 65,000원을 자신있게 받아먹을 볼륨은 아님. 회차 플레이는 1회차에도 진엔딩 볼 수 있으니 게임을 파고들 사람이 아니면 큰 의미는 없고, 멀티는 너무 제한적인 시스템이라 멀티 되는 게임이라고 어필하기도 뭐함. 그래도 게임은 괜찮은 물건이라 33% 정도만 할인해도 해봄직하다고 생각하는데 요근래 할인율이 치솟고 있으니 할인 때를 노려서 할 가치는 충분하다. 나는 평~수작 사이, 굳이 따지면 수작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고, 못해도 평작 소리는 들을 정도라고 본다. 평작도 못 된다고 한다면 그건 풀프라이스로 산 사람이거나 다크 소울을 너무 감명깊게 한 사람이 아닐까 싶음.

끝으로 후회하기 싫으면 디럭스 에디션의 디도 돌아보지 말고 일반판으로 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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