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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Mar 26, 2017 @ 9:51am
Updated: Feb 10, 2021 @ 11:25am

조작감, 스토리, 난이도, 한글화, 그래픽 기타 등등 요즘의 좋은 게임성을 판단하는 기준들에서 벗어나 이 툼레이더 오리지널은 우리 가족에겐 너무나 특별한 게임이다.
어린 시절 삼촌이 처음 하던 이 툼레이더를 아버지께서 보시고 집에 가져와 플레이 하셨는데, 누나와 나는 그걸 옆에서 구경하며 라라의 특별하고도 스릴 넘치는 모험을 가까이서 체험하곤했다.

랩터, 독수리, 팔이 여러개 달린 동상, 라라를 위협하는 각종 트랩 등등... 에 어린 시절 은근히 충격도 받았고 보스 몬스터와 싸울때는 부들부들 떨면서 보곤했다.
세이브를 하는건 완전히 플레이어의 몫이다. 그래서 아버지께서는 항상 싸움에 돌입하기전 esc를 눌러 세이브를 하셨고 나도 그걸 보고 배웠다.나중엔 툼레이더를 혼자 할때도 세이브를 틈틈히 하게됐다. 심지어 지금까지도 중요한 과제를 하면 줄을 하나 더 긋거나 한 줄을 더 적어도 바로 세이브를 하는 습관이 생겨버린것 같다.

이 툼레이더는 솔직히 불친절함의 극치라고 생각한다. 자막에 각종 인터페이스들, 어디로 가야하는지 알려주는 친절한 화살표에 적의 체력은 몇이 남았는지, 다 알려주는 요즘의 게임들도 하다보면 아 이거 왜 이렇게 불친절해! 하고 투정 부릴때가 종종 있는데, 생각해보면 인터페이스 라곤 왼쪽 상단에 있는 체력바 하나가 끝인 이 툼레이더야 말로 불친절함의 끝판왕이었음에도 내가 그토록 열광했던건 왜였을까.
아마 그때의 나는 게임 하나를 심도있게, 그리고 천천히 즐길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있었던 것이고 지금의 나는 게임 하는 시간조차 아까워 빨리빨리 하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여유가 없는 상태가 된것 같다. 결국엔 게임은 하는 사람의 마음의 차이가 아닐까?

과거 툼레이더를 깨기 위해서 팬카페에 가입해서 공략을 보고, 기본 총은 너무 약하니 치트를 써서 여러 총을 받은 상태에서 시작하고, 보스몬스터 공략전때 아버지께서 보여주신 현란한 텀블링 솜씨를 따라하기 위해 열심히 조작키를 익히고 했던 옛날이 기억에 선하다.

툼레이더 오리지널 시리즈는 처음 하는 사람이 이제 와서 접하기는 시대가 많이 변해서 받아들이기 어렵다. 너무나 불친절하고 퍼즐같은 게임성에 흥미를 잃는 사람이 많을것이라 생각한다. 솔직히 말해 옛날부터 해온 나도 다시 해보면 공략을 안보고 어디로 가야하는지 헷갈리는 경우가 종종 있기도 하다. 여러모로 유행이 지나고 이제 추억팔이 정도의 게임이 돼버린것 같다.
그러나 나에겐 언제나 특별하고 가치있는 게임이고, 비록 차이점이 많긴해도 리부트 시리즈로 다시 돌아온 툼레이더를 보며 나는 오늘날에도 라라의 명맥이 유지되고 있음을
체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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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TheHITMAN Feb 25, 2023 @ 2:49am 
위대한 명작이죠 ㅎㅎ 지금 라라에게 느낄수 없는 맛이 있습니다
k_cue Nov 19, 2020 @ 8:32am 
맞습니다. 지금으로서는 어떤 콘솔도 어떤 게임도 쉽게 구매하지만 예전만큼 진득핫게 클리어 하나 하지 못하는걸보면...
Smitty Werbenjagermanjensen Jul 11, 2017 @ 12:16pm 
저랑 비슷한 생각, 비슷한 추억이 있네요. 저도 그놈의 추억팔이 때문에 툼레이더 클래식
전시리즈 다샀습니다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