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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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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 hrs last two weeks / 356.4 hrs on record (120.9 hrs at review time)
Posted: Nov 18, 2015 @ 6:08pm
Updated: Nov 18, 2015 @ 6:11pm

저는 RPG나 판타지 장르를 좋아하지도 않고 해본적도 거의 없습니다만 갓쳐라는 평가만을 보고 구매한 사람입니다. 처음 대략 10시간 동안은 전투 방식이나 플레이 형식이 지금까지 전혀 해본적 없는 타입이라 초반 튜토리얼 달성할 때까지 심각하게 재미를 못 느꼈고 기술이 화려하고 일명 손 맛을 강조하는 다른 게임과 다르게 회피를 베이스로 하는 전투 방식이 심각하게 안 맞아서 구매에 후회를 진짜 많이 했습니다. 아마 위쳐가 메타스코어 90대를 넘기는 대작이라 칭찬받는 와중에도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게임이다 라는 평이 있는것은 초반에 이 시스템에서 많이 갈린다고 생각되네요.

어느 순간 플레이 시간 10, 20시간이 넘기니까 시스템과 전투방식이 익숙해지면서 엄청하게 몰입해서 플레이 한 것 같습니다. 초반에 근 2~3시간 플레이하고 안 맞아서 바로 환불하시는 분들이 계시던데 꾹 참고 한 번 플레이 해보시길 진짜 추천드립니다. 그깟 게임 그렇게까지 맞춰가면서 해야되나라고 생각 하실 수도 있겠지만 옆에서 보면 과일을 껍질만 먹고 버리시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요.
우리 모두 과일은 달콤한 과즙과 아삭한 과육맛에 먹는 거 아니겠습니까?

위쳐를 플레이 하면서 놀랐던 점은 미친듯한 디테일이었습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퀘스트 진행하는 방식이 정말 무궁무진합니다. 당신의 선택에 따라서 사람의 운명을 결정 짓고 어떤 사람이 되느냐에 달려있고, 오픈월드를 자처하는 만큼 퀘스트에 접근하는 방식또한 열려 있어서 '우연히' 돕게 되던지, '의뢰' 때문에 돕게 되는지에 따라 컷씬과 대사가 달라지며 한 가지의 퀘스트에서 파생한 사이드 퀘스트들의 선택 또한 영향을 미치는 등 마치 한 그루의 나무에서 끊임없이 가지가 파생되어 나오듯이 수 백개의 퀘스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상호작용하는 모습이 굉장히 놀랍습니다.

또 스토리의 깊이와 더불어 선택에 따라 추리, 공포, 신파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어 이런 방식의 플레이 방식은 굉장히 게임을 현실적이고 생동감있게 보이게 하고 어떤 화려한 연출 없이도 게이머로 하여금 엄청난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2012년 최다 GOTY를 수상한 워킹데드가 선택지의 무게감으로 게이머들에게 많은 충격을 안겼는데 사실상 생존의 여부말고 메인스토리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워킹데드에 비해서 위쳐는 진정한 선택지의 다양함을 구현했다고 생각됩니다.
저는 나중에 이 사실을 깨닫고 선택지 선택하는데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습니다.
'클레멘타인은 그 말을 기억할 것입니다' 보다 더 무서워...

최근 대부분의 AAA게임들은 메인 스토리에 연출력과 스토리를 갈아 넣어 집중하고 대충 사이드 퀘스트는 수집물과 같은 반복성 콘텐츠나 가벼운 컨텐츠로 구성해서 플레이타임을 늘리는 것이 대부분 반면에 위쳐는 사이드 퀘스트조차 스토리를 부여합니다. 크고 작은 캐릭터들의 백그라운드 설정과 하다 못해 간단한 아이템 파밍이라도 편지를 구성해서 시체가 딸아이 결혼식에 가려고 지참금을 가지고 가다가 길에서 급사한 아버지였다는, 그저 물체가 아닌 사연을 지닌 남자가 되는 식이죠.

이런 퀘스트 뿐 아니라 크고 작게 발생하는 이벤트성 퀘스트도 눈여겨 볼 장점입니다. 길 가다가 왠 NPC가 괴물한테 쫓기고 있길래 그냥 생각없이 구해줬더니 퀘스트, 여기 왠 익사체가 죽어있네 뭐지 하고 봤더니 퀘스트, 왠 벽돌이 튀어 나와있지? 퀘스트 (....)
물체와 상호작용 하면서 인물과 대화하면서 엄청나게 다양한 방식으로 언락되는 다양한 사건들은 정말 양과 질 모두를 만족시킵니다.

제가 이렇게 감동받은 것은 최근 많은 제작사들이 몇 개 옷 가지 따로 해서 DLC로 팔고 스토리성 DLC라고 디럭스, 골드, 컴플리트로 나눠서 팔아 재끼고 심지어 에디션마다 부속물을 다르게 줘서 1번 구매로 "완전체"를 만들 수 없는 는 밑장빼기 식의 판매로 콜렉터 게이머들을 짜증나게 만드는 형태가 많았는데 미션 한 4개 추가한 걸로 2만원 더 얹어서 팔아먹는 꼴을 보다가 위쳐를 보니 정말 혜자로운 게임이 아닐 수가 없어서 갓갓3을 외쳤습니다.

눈이 오고 비가 오는 날씨에 따른 섬세한 변화와 유저의 행동에 따라 변하는 NPC와의 상호작용,
결과에 따른 오브젝트의 달라짐, 훌륭한 OST, 궨트 카드...
오픈월드에 이렇게 꽉차고 실한 컨텐츠 오랫만에 보는 것 같습니다. 갓갓!
Was this review helpful? Yes No Funny Award
33 Comments
bidan Dec 6, 2022 @ 4:53pm 
얼마나 재밌게 했는지 눈에 보이는 글이네요
Please_be_Gentle Nov 3, 2022 @ 3:02am 
장문글을 읽게 만드는 것도 재능이다. 글솜씨 보소
FreeWorld Sep 2, 2019 @ 12:39pm 
재밌어서 보는거양
맛김치 Jul 8, 2019 @ 9:58am 
때로는 빠른 적응을 위해 필수 모드 사용도 추천 드립니다. 모드 쓰고 나서야 고티게임 인정했습니다.
Yoon2da Feb 21, 2019 @ 12:16am 
당신의 필력에 부랄을 탁~! 치고갑니다
Yacham Jan 3, 2018 @ 8:10am 
300시간 당신의 리뷰에 감동받고 삽니다
NONO Dec 2, 2017 @ 12:26am 
멋진 리뷰 잘 읽고 갑니다~
MyMomSaysNoDota Nov 28, 2017 @ 12:34am 
글 잘쓰네
ohsj772774 Nov 27, 2017 @ 10:36pm 
허투로 만든 사이드퀘스트가 단 한개도 없다. 모든 사이드퀘스트에도 이유가 있는 것이 위처3
Geese Sep 21, 2017 @ 3:45am 
맞습니다. 처음 시작할때가 가장 재미없는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