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people found this review helpful
5 people found this review funny
Recommended
0.0 hrs last two weeks / 22.0 hrs on record
Posted: Mar 27, 2021 @ 2:36pm
Updated: Mar 27, 2021 @ 2:37pm

찢고 죽인다! 무슨 말이 필요하랴?
고전 명작 DOOM의 부활이다.

둠 리부트를 접하면서 스즈무라 아이리가 생각났다. 왜냐고?
둠의 아버지 존 카맥은 이렇게 말했다.
Story in a game is like a story in a porn movie. It's expected to be there, but it's not that important.
당시, 인게임에서 구현도, 묘사도 못하면서 게임은 개코딱지 같은 수준인 주제에, 설정집만 쓸데없이 방대한 걸 비판하며 게임 본연의 재미를 추구하자던 이야기다.
즉 우리가 노루표를 볼 때 기승전결을 따져가며 보지 않고 스킵신공을 하여 본편만 즐기지 않던가? 바로 그것이다. 게임도 마찬가지고.
다시 스즈무라 아이리로 돌아와서. 당시 에코 델타 델타 – 둘 하나 팔은 휴지끈 짧은 필자에게 신선한 충격을 가져왔다. 아니 노루표 비디오에 한글 자막이 있네? 대체 뭐하는 소린지 들어나 보자 싶어 놔뒀다가 결국 끝까지 스킵도 안하고 다 봤다. 내용은 그저 데이트 컨셉의 노루표 비디오로, 달달하게 하루 데이트를 즐긴다. 그리고 데이트의 마무리는…말 안해도 잘 알겠지? 아무튼 꽤나 재밌었다는 것이다. 이야기를 알아쳐먹으니 더더욱 재밌었다. 왜 재밌었을까? 첫번째로 알아먹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둘째는 스토리텔링이 탄탄했다. 흔한 노루표는 어떻게든 남녀의 성교행위을 위해 대충 얼버무리고 급전개를 진행한다. 즉 볼 가치가 없기 때문에 독자 또한 스킵신공을 시전하게 된다. 셋째는 군더더기가 없다. 만약 저 데이트에서 쓸데없이 다른 캐릭터를 등장시켰으면 어땠을까? 당장 몰입이 깨지고 스킵신공 간다. 오직 데이트하는 남녀에 집중하여 전개했기 때문에 집중이 가능했다. 이를 둠에 다시 대입해보자.
첫째. 알아먹을 수 있도록 팀 한글화의 궤적이 친히 한글패치를 배포하셨으니, 감사! 압도적 감사!
둘째. 오리지널 둠 역시 스토리는 확실했으나, 그걸 풀어내질 않았었다. 스토리는 있지만 텔링은 없었지. 그러나 이젠 그 없던 스토리텔링을 갖추고 돌아왔다. 왜 그는 석관에 갇혀 있었는가, 또 왜 인류는 이 모양 이 꼴 났나. 등을 작중 캐릭터와 수집품, 그리고 시스템의 코덱스를 통해 플레이어를 납득시킬 것이다. 둠 코믹스에서 둠가이가 BFG9000을 얻고 그러지 않았던가? 내가 이 지옥에 깊숙히 들어갈수록, 모든게 정확히 보이는군. 난 뭘 해야할지 알아… 그렇다. 우리가 화성과 지옥에서 깽판쳐야 할 이유가 눈앞에 펼쳐진다.
셋째. 딱 할 것만 하면 된다. 눈 앞의 악마 죽이기. 유황숙네 게임이나 국내 온라인게임이나 할 게 없다 싶으면 쓰잘데기 없는 사이드퀘스트를 남발한다. 진짜 하도 쓰잘데기없는 시간낭비용 퀘스트를 말이다. 하지만 상남자의 게임 둠은 그런거 없다. 다른 게임이었으면 새뮤얼 헤이든 만나면 그새끼가 분명 뭐 해달라 뭐 갖고와달라 지랄했을거다. 오직 마귀새끼들을 찢고 죽이고 또 찢는다. 찢고 죽이기위해 막힌 길을 열려고 보안키 찾으러 헤매긴 해야 하지만 그게 뭐. 캐릭터들 역시 딱 등장하는 캐릭터가 셋이다. 그 중 VEGA는 사람도 아니라서 그냥 목소리만 나오고 나중에 박살낼 컴퓨터 덩어리다. 계속 조잘거릴 새뮤얼 헤이든 역시 통신만 하지, 진짜 만나는건 몇 번 안된다. 작중 내내 지옥을 불러온 올리비아 피어스 역시 몇 번 등장 안 한다. 딱 필요한 만큼만 나온다. 저질 악역마냥 계속 앞길 막으러 튀어나오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 보니 쓸데없이 거점을 방문해서 보급하고 뭐, 생존자 이야기 들어주고 뭐 등등 할 게 없다. VEGA, 새뮤얼, 올리비아 빼고 나오는 인간은 모두 시체다. 시스템도 마찬가지다. 무기를 업글하기 위해 어디 뭐 재료 모아서 근처 워크벤치 찾건 할 필요가 없다. 그냥 앞으로 전진하면서 적당히 조건만 채우다보면 업글 다 했다. 고로 우리는 그냥 눈 앞의 악마새끼 단또단또 하는데만 집중하면 되는 것이다.
하여간 필자는 그래서 스즈무라 아이리의 출연작이 생각난 것이다.

게임 시스템 이야기를 해보자.
둠가이는 존나 개씹상남자기 때문에 재장전을 안합니다. 흔히 재장전키는 R인데 둠에선 이 키는 무기의 모드를 바꾸는데 쓴다. 재장전 모션이 있는건 오직 슈퍼샷건 뿐이다. 아 떱배 재장전 모션은 있어야제. 그것도 탄을 쓰면 알아서 재장전 한다. 게이처럼 한발 쏘고 재장전 안한다. 두발 다 쏴야지.
그러니까 플레이어는 그냥 존나 무기 긁어대면 된다. 탄이 바닥나면 다른 무기로 바꾸면 된다. 모두 바닥났다고? 체인쏘를 들어라. 바닥치는 잔탄 재고를 다시 메워주니라. 아니면 그냥 주먹으로 패죽여라. 그래도 된다. 권총탄이 무한이긴 하지만.

둠가이는 멍청이가 아니다. 존나 찢고 죽인다! 해서 골빈 바바리안이 아니다. 오히려 존나 전략적이다. 그것은 글로리 킬과 체인쏘, BFG 9000, 룬 등 업그레이드를 통해 알 수 있다. 무식하게 앞만 보고 그냥 뿌다다닷 하고 총 쏘면 패배한다. 이건 둠가이가 죽은게 아니라 플레이어가 약한 탓이다. 알겠지?
먼저 글로리 킬. 처형모션이다. 처형모션은 무적판정이기 때문에 눈 앞에 미사일이 꽂혀도 살아날 수 있다. 반대로 남발하다간 처형모션 끝나고 다굴맞을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한다. 또한 글로리 킬로 헬스팩 획득 및 일순간 버프를 얻을 수 있는 룬 등을 통해 체력보급이나, 더 전략적인 움직임이 가능하다.
체인쏘는 사용이 상당히 제한된다. 연료통도 생각보다 많지가 않다. 체인쏘는 무조건 적을 일격에 반갈죽한다. 그렇기 때문에 싸구려 적에게 쓸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너무 아껴서도 안된다. 왜냐하면 체인쏘로 썰어버리면 악마의 몸에서 피분수와 함께 각종화기 탄약 분수가 터지기 때문이다. 급하면 탄 보급 용도로 쓸 수도 있는 것이다. 단 한방에 BFG을 제외한 모든 화기 탄 재고를 채울 수 있다.
BFG 9000은 후반부에 얻는 필살기나 다름없다. 총 3발을 보유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이 신중해진다. 하지만 룬을 통해 탄 수급도 가능하고, 후반부기 때문에 체인쏘 연료통보다 더 보급하기 용이할 정도로 주변에서 볼 수 있다. 대충 전술핵 쏜다는 생각하고 쓰자.
룬 시스템은 일종의 상시버프다. 글로리 킬 후 이속이 빨라진다던가, 악마죽이면 떨구는 탄약을 더 늘려준다던가 하는 여러가지 버프가 있다. 이를 전부 모으려면 맵 곳곳을 뒤져 획득해야하니 노력해보자. 없어도 깨는데 지장없지만 고난이도로 갈수록 절실할 듯 싶다.

둠가이는 멈추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둠가이는 달리는 상태가 디폴트다. 앉기도 있으나 일부 지형지 드나들 때 빼곤 쓸 일도 없을 것이다. 걷기 또한 일부러 하지 않은 이상 쓸 일도 없을 것이다. 다만 달리다보니 가끔 추락사 발생할 수 있다. 당연 달리는게 기본이기 때문에 플레이도 런앤샷으로 귀결된다. 어디 땍티컬하게 싸우겠다고 은폐엄폐했다가는 순식간에 죽을 것이다. 그런 거 원하면 게임 잘못 찾아왔다. 둠가이는 악마 앞으로 총쏘며 달려가서 줘패는게 둠가이다. 맵 디자인도 과거 둠이나 퀘이크, 언리얼 토너먼트 등 게임과 같다. 존나 달리라고 만들어놨다. 달려야지? 달리면서 쏘는게 기본인 게임인데 정조준따위도 당연 없다. 일부 무기의 모드가 정조준을 지원하긴 하는데 굳이 필요가 있을까? 둠가이는 존나 싸우는데 이골이 났기 때문에 지향사격도 정확하다. 안맞는다고? 그건 당신이 못쏘는 것이다.

허나 아쉬운점은 달리기가 기본이라지만 …그러니까 전력질주나 슬라이드 등 회피용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 싶은데…아니 필자가 모르고 있지만 있을지도? 는 아마 아니겠지…둠가이는 개씹상남자라 그런거 없어도 될 것이다.

대충 보통 난이도로 필자는 20시간으로 엔딩까지 달렸다. 시나리오 길이는 괜찮지 않을까? 레일슈팅인 콜 오브 듀티 시나리오가 8시간 전후면 엔딩이니 말이다.
대놓고 후속작을 암시하는 부분이 살짝 걸리긴 했다. 게임이 망했으면 안나왔을거니까. 하지만 제작진이 이렇게 대놓고 할만한 게 이게 망한다면 이미 게임 시장 자체가 망했다는 것이다. 존나 자신감을 가져도 되는 멋진 게임이었다.

이렇게 존나 화끈한 게임을 끝냈다. 다만 막 감동의 여운 그런건 딱히 없다. 아니 그런게 있어야하나? 존나 패고 찢고 죽이는 화끈함을 맛봤는데 감동도 있어야함? 아니잖아 존나 후련한데!
이제는 둠 이터널을 통해 남은 떡밥을 해소할 차례.

단점을 짚고가야할텐데…사실 별 불만이 없다. 존나 멋진데 뭐.
다만 한글패치시 주의사항만 쓰겠다.
1. 한글패치시 개발자모드로 진행하기 때문에 스팀 도전과제와 게임내 업적이나 수집요소 등이 불가능해진다. 베데스다 게임 특징이지. 모드 해도 좋다 이지랄해놓고 꼭 도전과제 안깨지게 함. 스카이림이나 똥오줌4 봐라.
고로 도전과제나 업적 등 요소를 해금하고자 한다면 무결성 검사로 한패를 제거하고 하자. 그리고 몇마리 살해 이딴 도전과제나 둠가이 피규어 수집요소가 있으니까 먼저 영문으로 1회차 돌리고 한패 진행후 천천히 하는걸 권장한다.
한패 한 상태로 열심히 맵 내 둠가이 피규어 먹어봤자 메뉴에서 보면 하나도 안풀려있음. 그럼에도 먹어야 하는건 둠가이 피규어 먹으면 무기 업그레이드 포인트를 주니까.

2. 난이도 및 게임 설정시 반드시 한글패치 진행 전에 하도록.
만약 게임 깔자마자 한패 바로 깔고 진행할 경우 옵션이 희한하게 되있는 걸 볼 수 있다. 어라 난 분명 처음에 보통 난이도를 골랐었는데, 다시 켜보니 쉬움 난이도가 되어있네? 라거나, 건들지도 않은 UI가 다 사라져있거나 등이다. 옵션 열어보면 다 체크해제되어있음을 확인가능하다. 다시 켜서 해도 껏다 키면 말짱 도루묵이다. 고로 설정은 한패전에 설정하고 일단 영문으로 게임을 시작해서 세이브파일을 만들어두자. 바로 끄고 한패 후 이어하기 하면 제대로 설정한대로 된다.
다만 음성 및 그래픽옵션은 한패설치유무 영향을 받지 않는다.

3. 개발자모드기 때문에 치트로 간주하여 한패한 채 1회차 엔딩을 봐도 하드코어 난이도가 해금되지 않는다. 1번에서 이야기한 것과 상통하다.

대충 이러한 주의점이 있다.
이걸 또 빡대가리들이 한패제작자분들께 왜 이따구냐고 지랄놓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임프만도 못한 빡대가리들은 금수만도 못하니 들어줄 필요가 없다. 선량한 스팀유저는 그런 삼류인간은 없겠지? 이미 배포할때도 그러한 부분을 명시해두었다. 한글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노고를 다하신 분들께 항상 감사하도록.
Was this review helpful? Yes No Funny Award
2 Comments
DK Mar 27, 2021 @ 11:06pm 
존 카맥이 게임의 스토리를 포르노의 스토리와 똑같다고 이야기했던 기억이 나네요 ㅋㅋ 레전드 ㅋ
❖ESILL Mar 27, 2021 @ 3:42pm 
:albedothumbsup: :albedothumbsup: :albedothumbs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