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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Jan 15, 2021 @ 7:37pm
Updated: Jan 16, 2021 @ 4:21am

요약: 어쌔신 크리드 구작(1 ~ 신디케이트)을 좋아했거나, 구작을 처음으로 시도해 보고 싶다면 다시 찾아볼 만함.

이제 와서 보면 유니티는 당시 '우려먹는다'는 말에 대해 일종의 소프트 리부트 같은 걸 해보려 했던 것 아닐까 싶은데요. 맨 처음 1편이 있었고 - 에지오 트릴로지는 1편의 오픈월드형 발전이고, 3편은 2편을 벗어나려는 시도였고, 4편은 3편의 연장선에 있고... 유니티는 '대도시', '군중 속의 스텔스'라는 시리즈의 초기 컨셉만을 유지한 채 새로운 시스템, 새로운 디자인, 새로운 비주얼, 새로운 스토리를 내세워서 1편에서 벗어난 새로운 기반을 마련하려 했지만... 그런 변화를 시도하려면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했을 텐데 급하게 내다가 망했고, 이후야 뭐 아시는 대로 보다 더 근본적으로 방향을 틀었죠.

아무튼 하면 할수록 참 안타깝다는 말밖에 안 나옵니다. 2021년이 돼서 사양 문제가 사라지고 버그 패치가 완료된 채로 시작하니 의도됐던 경험이 확 살아나네요. 검푸른 프랑스 골목과 그에 대비되듯 금빛의 화려한 궁전, BGM으로써 분위기 조성에 충실한 음악까지 정말 모든 것을 쏟아부은 아트모스피어. 파쿠르 개선, 미리 설계할 수 있는 암살 - 레벨 디자인 개선, 다양한 편의성 개선 등 게임플레이 변경. 전체적으로 현세대 게임이라고 해도 될 정도라, 당시 그리 서두르지 않고 로그로 시간을 번 다음 조금만 더 오븐에 들어가 있다가 (최적화, 버그, 불완전한 성장 디자인 등) 나왔더라면 빛을 볼 수 있었을 텐데. 위에서 했던 말처럼 아마 구작 중 입문자에게 가장 추천하기 좋은 타이틀이 되기도 했을 겁니다. 1 ~ 2 트릴로지는 이제 와서 너무 낡았고, 3 ~ 4편의 '변화'는 전작을 해본 사람에게 의미가 있는 거고, 신디케이트는 유니티의 변형이고...

사족: 신작 트릴로지가 구작에 비해 평균 판매량이 높고, 구작이 '맨날 우려먹는다'는 소리를 듣기는 했습니다. 이 성공의 이유를 종종 신작의 시스템 그 자체(허허벌판 HP스펀지 파밍 RPG)에서 찾고는 하는데, 일단 '우려먹는다' 소리는 말그대로 2007년부터 2015년까지 메인 작품만 총 9개가 나왔으니 그런 거고, 그래서 1편이랑 신디케이트가 말마따나 "다른 것 없는" 작품이냐 하면 그것도 아니죠. 게다가 신작 시리즈의 성공은 2016년 한 해를 쉬면서 퀄리티를 높이는 작업에, 대충 그쯤 시작됐던 유비의 '모든 것의 루터슈터화 (= 기어스코어 넣을 수 있음)'가 새로운 방향성으로써 들어갔을 뿐이지 RPG 시스템이 더 우월하기 때문이라고 보긴 힘듭니다. 반대로 구작들이 맨땅 RPG였고 신작 트릴로지가 대도시 어드벤처였어도 (똑같이 중간에 1년 끼고 이후 시리즈를 위해 빌드업할 시간이 있으면) 마찬가지로 성공했을걸요. 구작에서 오디세이 같은 게 1년 텀으로 10년씩 나왔다가 오히려 피로감 증폭으로 더 빨리 망했다면 모를까...

추가: 몰입을 위해 설정에서 음성 언어를 불어로 바꾸는 것을 추천합니다.

추가 2: '아르노가 공감할 수 있는 주인공인지'에 대한 견해에는 개인차가 있겠지만(개인적으로는 행동, 특히 엔딩에서 보이는 성장의 동기가 작품 내에 충분히 설명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토리에 문제가 있는 건 맞습니다. 마지막 미션 이후 - 에필로그까지의 행적이 뚝 끊겨 본인의 이야기가 완결되지 않은 것, 그 사이의 이야기(그나마도 전체 스토리에서는 지엽적인 부분)를 DLC인 데드 킹즈에서 내보이는 것, 그 중 몇 개 안 되는 스토리 미션마저 수집 요소(쉬제르의 유산 수수께끼)라는 하드락으로 막혀 있는 것은 용납이 불가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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