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anley Parable

The Stanley Par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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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리 패러블 메인 엔딩 개설
By Nicehan35
스탠리 패러블의 모든 메인 엔딩의 방법 및 맥락, 그리고 스탠리 패러블의 궁극적인 메시지에 대해 설명한다. 10년째 스탠리 패러블에 대해 고찰하고 있는 필자의 통찰이 담긴 가이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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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리라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
게임의 주인공 스탠리는 한 회사에 근무하는 회사원이다. 그가 처리하는 일은 간단한데, 회사에서 명령하는대로 키보드를 누르는 것이다. 그는 이 일을 매년 매일동안 해왔다. 휴일도 없이 이런 일을 한 것이다. 노예나 다름없는 생활이지만 스탠리는 이 일을 즐긴다. "그리고 스탠리는 행복했다." 이 묘사는 카뮈의 시지프 신화와 비교했을 때 그 함의가 더 드러난다. 시지프 신화에서의 시시포스는 자신이 명령받은 일이 아주 고되고 무의미하다는 것을 인지하나 그래도 절망감에 굴복하지 않기 위해 애써 자신의 일을 행복하게 여기지만, 스탠리에게는 일이 고되고 무의미하다는 인식조차 없다.

그러나 어느 날 이변이 발생한다. 스탠리에게 아무런 명령도 내려오지 않은 것이다. 사실상 평생토록 명령에 복종하며 살던 스탠리에게 이전처럼 사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결국 스탠리는 처음으로 스스로 행동하기에 나선다.
포기 엔딩
게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을 때 주인공의 작업실의 문을 닫아버리면 이른바 포기 엔딩을 볼 수 있다. 주인공이 바깥과 통하는 유일한 문을 스스로 닫아버림으로써 서사의 주도권은 나레이터가 쥐게 된다. 나레이터는 주인공을 비겁하다고 조롱하고, 명령이 지금 내려오고 있다고 말하고는 게임을 재시작해버린다. 나레이터가 주인공에게 재시작할 것을 명령한 것이다. 게임에서 제일 일찍 볼 수 있는 메인 엔딩에서부터 나레이터가 주인공을 내버려둘 생각이 없음을 엿볼 수 있다.
왼쪽 문 계열 메인 엔딩
앞으로 나아가다보면 한 방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들어갈 수 있는 문은 왼쪽 문과 오른쪽 문이지만, 나레이터는 스탠리가 왼쪽 문으로 들어갔다고 말하며 왼쪽 문으로 들어갈 것을 종용한다.

왼쪽 문에 들어갈 경우 서사의 주도권은 나레이터가 쥐게 되며, 몰래 서사에서 탈출하는 엔딩인 이른바 탈출 엔딩 외에는 주도권을 되찾는 엔딩이 없다.

회의실에서도 아무도 찾을 수 없었던 스탠리는 계단에 간다. 나레이터는 스탠리가 사장실에 가기 위해 계단 위로 갔다고 말한다. 만약에 이를 거부하고 아래로 내려간다면 이른바 정신병자 엔딩을 보게 된다. 나레이터는 사장이 스탠리를 미쳤다고 생각했을거라며 스탠리를 서서히 광인으로 취급하기 시작한다. 나레이터는 스탠리가 같은 방들을 계속해서 돌게 만들고, 스탠리를 공중부양시키는가 하면, 그의 사방을 어둠과 별들로 채우는 등 초자연적 상황을 연출시켜 적당한 구실을 만들고는, 스탠리를 실제의 구제불능 정신병자로 만들고 죽인다. 직후 나레이터는 마리엘라 패러블(마리엘라 우화)을 만들어내 스탠리를 구급차 부를 가치도 없는, 죽었다는 사실이 기분좋게 만드는 사람으로 조롱하고 매도하고는 게임이 재시작된다.


계단 위로 가고 사장실에 들어가자마자 뒤의 문이 완전히 닫히기 전에 사장실 바깥으로 빠져나오면 이른바 탈출 엔딩을 보게 된다. 정신병자 엔딩, 박물관 엔딩, 폭발 엔딩 등과 같은 나레이터에 노골적으로 반기를 드는 엔딩들과는 달리 탈출 엔딩은 나레이터의 명령에 순응하는 척 속이고는 몰래 도망치는 것으로 시작하기에 주도권이 그대로 주인공에게 넘어간다. 계속해서 나아가다보면 주인공의 작업실 오른편에 문이 열려있다. 문 안으로 들어가 계단을 걸어올라가다보면 탈출구가 나온다. 탈출구에 도달하면 화면이 암전되더니 게임이 재시작된다. 이 게임의 음산한 측면이 제일 잘 드러나는 엔딩이다.

사장실에는 사장이 없지만 대신에 키패드가 있다. 키패드에 비밀번호 2845를 입력하면 비밀 공간, 즉 정신통제시설로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정신통제시설 입구 바로 왼편에 ESCAPE(탈출하기)라고 적힌 복도가 있다. 나레이터는 복도를 향해 걸어가는 스탠리를 회유하려고 시도하나 이를 무시하고 복도 끝까지 걸어갈 경우 이른바 박물관 엔딩을 볼 수 있다. 나레이터는 자신이 협박했던대로 스탠리를 그대로 박살내 죽이려하나 바로 그 순간에 게임의 시간은 멈추고 플레이어는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때부터는 정체불명의 여성 목소리가 나레이터도, 스탠리도 아닌 플레이어 본인에게 직접 말을 걸기 시작한다. 여성 목소리는 플레이어에게 이 게임 자체가 본래 무의미하다고 설교하고 이 게임을 관둘 것을 촉구한다. "당신이 걸을 수 있는 모든 길이 오래전부터 당신을 위해 만들어져왔을 때, 죽음은 무의미하게 되고, 삶도 그렇게 됩니다. 이제 보이나요? 스탠리가 시작한 시점부터 이미 죽었음이 보이나요?" "하지만 제 말을 들으세요, 당신은 여전히 이 둘을 구할 수 있어요. 저 둘이 죽기전에 프로그램을 멈출 수 있어요. '탈출하기'를 누르세요, 그리고 '그만두기'를 누르세요. 이 게임을 이기는 다른 방법은 없어요. 앞으로 걸어갈수록, 당신은 다른 사람의 길을 걷는 것일거예요. 멈추세요, 그게 당신의 유일한 진정한 선택이 될 거예요." 만약에 끝까지 진행할 경우, 플레이어는 결국 철판에 깔리고 화면은 암전된다. 여타 엔딩들과는 달리, 이 엔딩에서는 게임이 자동으로 재시작되지 않는다. 직접 재시작을 하지 않는한 암전된 상태로 멈춘다.

정신통제시설에 들어갈 경우 나름대로의 비밀이 밝혀진다. 이 회사의 모든 직원들이 심리적 차원에까지 통제되고 있었던 것이다. 스탠리가 행복했던 것은 다른 누군가가 강제한 행복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상황을 끝낼 수 있다. 정신통제기는 입력을 기다리고 있고, 나레이터는 스탠리에게 정신통제기를 끌 것을 요구한다. 만약 이를 거부하고 정신통제기를 킬 경우, 이른바 폭발 엔딩이 시작된다. 나레이터는 스탠리가 결말 직전에 자신을 배신했다는 사실에 격분해 스탠리를 이기적이고 비윤리적이라고 비난하고는 그를 대놓고 죽이기로 결심한다. 직후부터 나레이터는 끝까지 스탠리를 신랄하게 조롱한다. 그 와중에 밝혀지는 사실 하나가 주목할만한데, 갑자기 실종된 스탠리 이외의 모든 직원들은 사실은 나레이터에 의해 삭제됐다는 것이다. 애초부터 나레이터는 다른 이들의 자유나 존엄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도 없었던 것이다. 그가 원한 것은 스탠리를 철저하게 조종하는 것 뿐이었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고나면 핵폭발이 온 시설을 덮치고 게임은 재시작된다.

만약에 스탠리가 정신통제기를 끌 경우, 이른바 자유 엔딩이 시작된다. 이 시점부터 스탠리는 나레이터의 완전한 꼭두각시로 전락한다. 나레이터는 스탠리가 느낄법한 의문들에 대해 언급한다. "그들의 동료들은 어디로 갔을까? 그가 어떻게 기계의 손아귀로부터 해방됐을까? 이 이상한 건물은 어떤 다른 비밀들을 지녔을까?" 물론, 동료들은 삭제됐고, 나레이터가 스탠리를 풀어줬을 뿐이다. 그러나 나레이터는 말한다. "그는 이 무엇도 그에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가 찾고 있었던 것은 지식도, 힘도 아닌," 그가 명령에 복종하며 살았을 때처럼, "행복이었기 때문이다." 나레이터는 이어 말한다. "더 이상 그 누구도 스탠리에게 어디로 갈지, 무엇을 할지, 어떻게 느낄지 말하지 않았다." 그러고는 스탠리가 무엇을 알아야할지, 어디로 갈지, 어떻게 느낄지를 말하는 모순을 드러낸다. "스탠리는 해방감을 느꼈다." 자유는 예속이 된지 오래이다. 그리고 매년 매일같이 그가 복종하며 살았을 때처럼, 문자 그대로, "스탠리는 행복했다." 그리고 게임은 재시작된다.
오른쪽 문 계열 메인 엔딩
만약에 오른쪽 문으로 갈 경우, 나레이터는 스탠리를 라운지실로 회유하려고 시도한다. 직후 다시금 그를 회의실 쪽으로 이끄려고 하는데, 만약에 이에 응할시 사실 두 가지 길이 있다. 직진해서 회의실에 가거나 중간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엘리베이터에 탑승할 시 혼란 엔딩을 보게 된다. 나레이터의 회유에 응했으면서도 중간에 일을 그르쳤기 때문에 주도권 경쟁은 흐지부지되고 게임은 갈수록 엉망진창이 된다. 맨 마지막에는 스탠리와 나레이터 모두가 '혼란 엔딩'을 겪고 있었음이 폭로된다. 이 폭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혼란 엔딩 관련 타이머는 중단되나, 곧 고음이 울리고는 게임이 강제로 재시작된다.

나레이터의 회유에 응하지 않을시 나레이터는 정색하며 스탠리를 플랫폼에 태우고는 다시금 자신의 말에 복종하게끔 설득하려 한다. 이 때 플랫폼에서 벗어나 바닥으로 추락할시 이른바 추락사 엔딩을 보게 된다.나레이터는 스탠리가 "아무도 자신에게 뭐라할 수 없음을 보이기 위해 플랫폼에서 벗어나 죽었다"라고 말하며 "잘했어요 스탠리. 모두가 당신이 아주 강력했다고 생각해요"라고 비꼬고는 게임이 재시작된다.

만약에 이동하는 플랫폼에서 벗어나 좁은 통로에 떨어질 경우 주도권 경쟁은 보다 흐지부지되고 엔딩도 보다 특이하게 변하게 된다. 이 경우 나레이터는 빨간 문과 파란 문을 이용하여 스탠리를 최후로 설득하려고 시도한다. 만약에 이에 응할 경우 이른바 우주 엔딩을 보게 된다. 나레이터와 스탠리는 고요한 불빛들이 한없이 깜빡거리는 아주 아름다운 공간에 놓이게 된다. 나레이터는 스탠리에게 여기에 계속 머무르자고 요청하고 원한다면 얼마든지 그러할 수 있으나, 그러해서는 이 엔딩이 완결되지 않는다. 이 엔딩을 완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그 공간과 이어지는 통로를 지나, 커다란 계단이 있는 방으로 이동해서, 그 계단에서 떨어져 자해하는 것을 반복하다가 끝내 자살하는 것이다. 처음에 나레이터는 애원하며 스탠리를 만류하려고 하나, 자해가 반복될 시 이내 체념한다. 자살에 성공할시 나레이터가 하는 말은 적어둘 가치가 있다. "끝난건가? 재시작하는거지, 안 그래? 되돌아 가는거야." 게임은 재시작된다.

만약에 나레이터의 이러한 설득에 응하지 않고 끝까지 파란 문을 택하면 나레이터는 게임을 근본적인 수준에서 수정하며 어떻게든 스탠리를 만족시키려고 한다. 그 와중에 나레이터가 스탠리에게 시키는 게임 중에 하나가 일명 아기 구하기 게임이다. 빨간 버튼을 눌러서 아기가 불에 타지 않게끔 하는 게임인데, 나레이터는 이 게임을 무려 4시간 동안 시킨다. 만약에 이 게임을 4시간 동안 진행할시 이른바 예술 엔딩을 볼 수 있다. 참고로 게임 도중에 나레이터가 난입해서 강아지를 구하는 게임도 추가한다. 예술 엔딩은 사실상 하나의 개그 요소에 훨씬 가깝기 때문에 이 가이드에서는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는다.

아기 구하기 게임마저 거부할 경우 이른바 게임 엔딩을 보게 된다. 나레이터는 스탠리에게 마인크래프트, 포탈(울트라 디럭스판에선 파이어와치, 로켓 리그이다)을 시키나 이내 스탠리를 만족시키려는 것을 포기하고는 아예 완전히 방치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게임은 재시작된다.

중간에 플랫폼에서 벗어나지 않을 경우 전화기가 있는 방으로 이동하게 된다. 나레이터는 애원하며 전화기를 받으라고 요구한다. 전화기를 받을 시 이른바 일 엔딩을 보게 된다. 서사의 주도권을 얻은 나레이터는 스탠리를 망상에 찌들어 서서히 죽어가는 몽상가로 취급하고는 '제발 죽으세요'라는 명령을 내린다. 그리고 게임은 재시작된다. 정신병자 엔딩과 연관지어 볼 수 있다.

전화기를 받지 않고 전화기의 전선을 뽑을 경우 선택 엔딩(제작진들은 잘못된 엔딩이라고 부른다)을 보게 된다. 나레이터는 모든 주도권을 빼앗기고 비로소 게임의 주체가 스탠리가 아닌 실제 사람(플레이어)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너는 스탠리가 아니야. 너는 실제 사람이야. (중략) 이게 왜 네가 옳고 그른 선택들을 할 수 있었던 이유였어!" 명령에 복종하지 않는 플레이어는 더는 스탠리가 아니다. 나레이터는 이후에도 끈즐기게 억지로나마 플레이어를 자신의 명령에 복종하게 하려고 하지만 전부 실패로 돌아간다. 이후 플레이어는 두 문 앞에 서있는 스탠리 위의 공간에 있게 된다. 이때부터 플레이어는 스탠리와는 완전히 분리되어 더는 스탠리를 조종하지 못한다. 나레이터는 스탠리에게 아무거라도 해달라고 애원하지만 스탠리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그 와중에 스태프롤이 올라가고(스태프롤이 올라가는 엔딩은 이 게임에 관한 한 이게 유일하다), 게임은 재시작된다.
스탠리 우화의 교훈
더 스탠리 패러블은 직역하면 스탠리 우화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스탠리 우화의 교훈은 무엇일까? 우선 스탠리가 긍정적으로 여길 만한 인물이 결코 아니라는 것을 명확히 해 두어야 한다. 스탠리는 매년 매일같이 명령이 내려오는대로 키보드를 입력하며 사는 사실상의 노예이다. 그리고, 이 게임은 서사에서의 스탠리만을 스탠리로 여기지 않는다. 나레이터가 명령하는대로 키보드를 입력하며 진행하는 당신도 스탠리이다. 선택 엔딩에서야 비로소 나레이터가 플레이어가 스탠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나레이터의 모든 명령과 회유를 뿌리쳤을 때 비로소 복종하는 스탠리가 아니게 된 것이다. 더는 스탠리가 아닌 당신에게 스탠리 우화는 더 이상은 적용되지 않고, 이에 따라 이 게임을 계속해서 진행하는 것도 의미를 잃는다. 박물관 엔딩에서 이 게임을 그만두는 것만이 이 게임을 이길 유일한 방법이라고 역설하는 것, 이 게임을 5년(울트라 디럭스판에서는 10년) 동안 하지 않을 시 도전과제를 얻을 수 있게 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비롯한다. 스탠리 우화의 교훈은 다른 이의 명령에 복종하지 말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