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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Nov 24, 2021 @ 10:25pm

진삼을 좋아하지만 혹평이 너무 압도적이라 손도 안 대다가 완전판 나오고 겨우 해보게 되었다.

일단, 우려했던 정도로 심각한 졸작까진 아니었다. 나름대로 재미는 있다. 그러나 전작들에 비하면 확연히 별로였다. 너무 구작들은 미뤄두더라도 스토리와 연출의 6, 무장 개성과 시스템 및 if 스토리의 7이 준 재미에 비하면 정말 형편없다. 개인적으로 진삼5 다음으로 별로였으며, 평하자면 게임은 괜찮게 만들고 시스템이 말아먹은 실패작. 게임만 놓고 보면 못해도 평작 수준은 되는데 시스템이 병신이라 그보다 내려가버린다.

일단 발매 당시에는 프레임 이슈와 개적화 등의 문제가 많았지만 나온지 4년이 다 되어가는 현재로서는 물량과 이펙트가 정말 많이 몰릴 때만 아니면 큰 문제는 없다.

신규 도입된 액션 시스템은 기존의 무쌍 시리즈와는 좀 다른 느낌. 일기당천의 무쌍보다는 커맨드 액션 위주의 ARPG 느낌이 강해졌다. 개인적으로는 불호다. 너무 쉬워졌다. 원래 이 시리즈가 엄청 고난이도를 자랑하는 게임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강력한 한방에 적재적소의 가드 활용, 가드 크래쉬를 위한 방향 전환 및 액션 등은 요구했는데, 이번엔 그냥 누르라 할 때 버튼 누르기만 하면 다 대응이 되는 바람에 고난이도고 뭐고 너무 쉽다. 그래도 일대일 상황에서는 기존작들에 비해 콤보를 넣는 재미가 늘었으며,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

대규모 물량을 쓸어담는 재미 자체는 여전히 남아있다. 그러나 DLC 시나리오는 만족스러운 물량이 나오는데 반해 일반 시나리오는 쫄들의 물량이 많이 부족하고 맵이 걸리적거리는 지형지물이 너무 많다. 또한 무쌍 게이지가 칸으로 나뉘는 방식이 아니라 하나로 퉁쳐진 바람에 예전처럼 무쌍난무를 많이 쓰고 다닐 수 없다. 지상무쌍은 중간에 끊어버리면 너무 비효율적이라 사실상 무쌍 게이지를 다 쓰는 게 강요되며, 따라서 게이지를 적게 쓰는 공중무쌍 위주로 쓰고 다녀야 하는데 아무래도 질린다. 전작이 캐릭터별로 무쌍기 3개씩 제공하고 거기에 각성무쌍까지 있으며 무쌍 게이지도 3칸으로 나눠놔서 부족함 없이 쓰고 다녔던 것에 비해 많이 아쉽다. 아이템을 들고 다닐 수 있기 때문에 취한 조치가 아닌가 싶긴 한데 아무래도 게임 이름이 진삼국무쌍인 것을 감안하면 아쉬운 처사.

비현실적인 무기를 쳐낸답시고 중복무기를 존나 쳐넣었는데 진심으로 이해가 안 간다. 무쌍난무 쓰면 동탁이 원기옥을 날리는 게임인데 시발 뭔 현실성이야 병신들아.

무쌍 시리즈 전통인 각종 아이템(만두, 도끼 등)은 이제 일종의 포션 개념으로 아이템을 들고 다닐 수 있어서 예전만큼 많이 나오지도 않고 잘 보이지도 않는다. 미니맵은 정말 단순한 카트라이더식 미니맵으로 표현했던 전작보다도 어쩜 이렇게 표현이 거지같은지. 지형지물이 별로 없는 야전은 큰 문제가 없으나 공성전 및 시가전으로 들어가면 미니맵을 알아보기가 정말 어렵다. 길보다는 갈고리 액션 위주로 돌아다니게 만든다. 그게 더 편하기 때문인 것도 있지만.

전반적인 그래픽 수준은 발매 텀이 텀인만큼 전작에 비하면 크게 향상되었다. 모델링은 전작까지 남아있던 만화같은 느낌은 거의 버리고 리얼풍에 가깝게 바뀌었다. 씹덕인 나로서는 좀 아쉬웠지만 보다보니 적응되었다. 다만, 모델링 업그레이드의 여파인지 전작 의상들이 구현되지 않아 매우 아쉽다. 각종 날씨 효과가 구현되었고, 이에 따라 무장의 상태도 변한다. 비에 젖었을 때는 정말 아름답다. 이것만큼은 극찬을 하고 싶다. 이펙트도 많이 화려해져서 보는 맛이 좋아졌다. 드넓은 중국 전토를 각종 지형지물과 날씨, 동물을 이용해서 구현한 시도도 좋다.

BGM은 수준급. 충분히 뛰어나다. 더빙 역시 거의 풀보이스라 봐도 되는 수준. 타격음과 쫄들의 비명소리도 적당하다.

연출은 예전만 못하다는 느낌이 강하다. 각종 이벤트 컷신의 박력이 확연히 떨어졌고 분량도 왜 여기서 끊기지 싶은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불타는 낙양, 적벽, 이릉 표현을 왜 그 정도로 끝내는지 이해가 안 간다. 일반 대화신도 터벅터벅 걸어오는 무장의 어색한 모션과 오픈월드 시스템 때문에 회의장 및 회의소가 아니라 별별 허접한 장소에서 벌어지는 대화, 신경도 안 쓴 카메라 워킹 때문에 황량하게 보이는 주변 배경(특히 황궁) 등 정말 허접하다.

과감하게 도입한 오픈월드는 가장 큰 문제점. 비추를 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병신같은 시스템. 이게 뭐 코에이 삼국지 1X란 이름을 달고 장수제 시스템으로 나온 거면 오히려 코삼치고 역대급이라는 평가를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이게 진삼이라는 것. 캐릭터 수를 보자. 94명이다. 세력별 스토리가 아닌 캐릭터별 스토리인데다 DLC 스토리가 있는 무장도 있기 때문에 모든 스토리를 보려면 100회 이상의 스토리 모드를 돌려야 한다.

문제는 스토리 모드 중간중간에 개쓰잘데기없는 보조 임무 2개씩을 반드시 수행해야 진행할 수 있게 만들어놨다는 점. 스토리모드가 긴 장수 무장들은 모드 내내 보조 임무를 거진 10개 이상 수행해야 할 때가 많으며, 그렇다고 임무 내용이 흥미로운 것도 아니고 정말 허접쓰레기 그 자체인 이동과 반복을 요구하는 퀘스트일 뿐이다. 전무장 스토리를 감상하려던 나의 야심찬 포부를 단박에 깨버린 원흉이다.

아마 무쌍 라이트 유저들은 각 세력별 스토리 1회차씩 돌리고 끝낼 것이다. 본작은 그게 안 된다. 무장별 스토리이기 때문에 스토리가 중간중간 끊기게 되어 여러 무장을 플레이할 것이 강요되며, 특히 촉은 관우일가가 중간에 완전히 따로 놀아서 플레이 피로도가 더 강하다. 그나마 지금은 완전판이라 처음에 전무장을 열어주지만 처음에는 차근차근 해금해야 했다는 게 평가를 더욱 깎아먹은 요소. 무장별로 돌리다 보면, 중복되는 전투가 많아 똑같은 대화를 몇 번이고 보게 되며, 그 대화 보겠다고 매번 로딩을 하기 때문에 로딩이 잦아도 너무 잦다. 전무장 스토리모드 올 클리어 한 사람이 있으면 존경을 표한다. 난 도저히 감당이 안 된다.

아이템과 지도 상황 등을 전무장이 공유하기 때문에 전작들에 비해 파밍 요소는 매우 쾌적해졌다. 이에 따라 코어 유저를 잡아둘 수단이 부족해지자 반강제로 유저를 잡아두려고 저딴 병신같은 보조 임무 강제 플레이, 스토리 모드 무장 해금 시스템 등을 집어넣은 것 같은데 코어 유저는 니들이 그지랄 안 해도 알아서 재미 느끼고 잘만 한다고. 결국 세력별로 스토리 밀려던 라이트 유저한테는 혹평 세례만 받고, 코어 유저는 코어 유저대로 난이도가 너무 낮다, 파밍 요소가 없다, 프리 모드랑 스토리 모드 차이가 뭐냐는 등의 비판을 받으면서 두 마리 토끼 다 놓쳤다.

그럼 오픈월드 자체라도 괜찮게 만들든가. 이걸 유비식 오픈월드라고 하면 관짝에 있던 유비가 눈 부릅뜨고 일어나 제2차 이릉대전을 벌일 정도로 유비에게 모욕적인 언사다. 낚시는 시발 물고기 종류며 사진, 심지어 이름도 없이 그냥 생선, 최고급 생선 이딴 식으로 짜놨으며 시스템 자체도 물가에서 미끼 사용-물렸다고 뜸-버튼 연타-잡았다고 뜸이라는 80년대 텍스트 게임 시절 시스템을 자랑한다. 요리도 마찬가지. 사진 띄워주는 성의조차 없으며 요리하는 모션도 당연히 없다. 아지트 개념의 은신처는 약간의 하우징 요소를 제공하는데 이것도 하우징이라기엔 민망한 수준의 퀄리티와 볼륨을 보이며, 무장을 초대하여 상호작용을 하는 시스템은 그냥 클로즈업된 모델링과 대사 감상 정도에 그친다. 애초에 전장에서 다이다이하고 있는데 초대해서 야스각 잡는 대사나 하고 있는 게 말이 안 됨.

내로라하는 명장보다 길거리 산적, 늑대가 더 강하고 걔들을 잡아야 파밍이 더 쉬운 의미불명의 시스템과 꼴에 사냥요소 넣겠다고 은신활뎀을 아득하게 상향해놨다. 뭐 게임 초반 난잡한 시절이야 이해하겠는데 어느정도 국가 판도가 잡힌 중후반기에도 길거리 조금만 벗어나면 바로 도적단이 보이는 인외마경을 만들어놨는데 이게 다 저 병신같은 오픈월드 하나 때문에 생기는 문제점들이다.

웨이포인트 자체는 여타 오픈월드 겜에 비해서도 관대해서 접근과 확보가 쉽고 수도 넉넉한 편이지만, 전장 상황에 따라 막아버리는 경우가 많아서 전투의 연속성이 많이 떨어진다. 전투 중에도 이동 등에 전혀 제약이 없어서 전투 하나의 몰입도도 매우 형편없다. 자유도는 높지만, 삼국지와 진삼을 즐기는 팬들은 원작에 나오는 수많은 전투들의 재현을 원하는 것이지 내가 꼴리는 대로 진행하고 싶은 게 아니다. 메인 전투에 딸린 보조 전투들을 모두 수행하면 전작들 이상의 현장감을 느낄 수 있지만, 상술했듯 오픈월드 시스템이 이러한 보조 전투들을 모두 수행하기에 피로감을 느끼게 만들며 전투만 많지 전투 하나하나의 연출은 전작들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뭣보다 동료 무장들과 함께 싸운다는 기분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전작에서는 도움은 안 됐어도 함께 전장에서 싸우는 느낌은 있었으며 비록 스트레스르 주는 요인이기도 했지만 이들을 보호, 구출해야하는 임무 등도 많아 긴박감도 느끼게 해주었다. 6과 7이 정해진 일직선 노선대로의 전투 진행을 강요했음에도 큰 비판을 듣지 않은 이유가 뭐겠는가. 유저의 니즈가 자유도보다는 전투 하나하나의 스토리라인, 상황 전개, 현장감, 원작 재현 요소, 전투에 참여한 다양한 무장들의 언행 등에 맞춰져있었기 때문이다. 본작은 각지에서 전투가 벌어진다는 느낌 자체는 주지만 전투 하나하나의 퀄리티는 훨씬 떨어진다. 이건 코삼이 아니라 진삼이다. 방향성을 잘못 잡았다.

완전판으로 바뀐 덕분에 많이 할만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추천은 못하겠는 게임. 내가 악명만 듣고 우려했던 것에 비하면 좆노잼이다 좆망겜이다 이 소리 들을 정도까진 아니다. 상술했듯 발전한 부분도 있고, 잘한 부분도 있고, 시리즈 본연의 재미가 남아있는 부분도 있고, 나도 스토리 한 5회차 돌릴 정도까지는 재밌게 했으니까. 특히 동백 스토리 재밌었음. 하지만 졸작이다. 실패작이다. 호불호? 그건 최소한의 퀄리티는 충족시킨 다음에 따질 문제지 본작이 야심차게 내세운 오픈월드 시스템은 그냥 수준 미달이다. 수준 미달에 호불호가 어딨어 그냥 쓰레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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