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L.K.E.R. 2: Heart of Chornobyl

S.T.A.L.K.E.R. 2: Heart of Chornoby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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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dust 22 dec, 2024 @ 18:52
GSC가 볼런지 모르겠지만 스토커2의 전투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 요즘 스토커2를 플레이하면서 늘 드는 생각이다
'무력감' 요즘 스토커2를 하면서 내내 느끼는 감정이다.

원래 스토커가 어려운 게임인 걸 잘 알고 있다. 구작 3부작을 다 재밌게 즐겼으니까.
하지만 과거가 어려우면서 재밌었다면 지금은 무력감을 느끼게 하고 재미가 없다.
어려운 게임이 재밌는 이유는 뭔가? 위기와 힘든 상황을 노력과 지혜로 이겨내는 쾌감 아닌가?

그런데 스토커2에서 맞닥뜨리는 어려운 상황들은 나에게 무력감을 느끼게 한다.
왜냐면 플레이어가 상황을 풀어갈 수 있는 무기나 유리함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일단 이 게임은 싱글게임으로 플레이어는 항상 혼자서 다수의 적을 상대해야만 한다.
그런데 모든 면에서 플레이어가 블리하다는 것이 문제다.

1.탐지능력에서부터 적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플레이어는 나뭇가지나 풀 등 오브젝트에 시야가 가리지만 NPC는 그런 것 없다. 버그겠지만 벽 너머에서도 나를 보고 공격해 온다. 기왕 현실성을 살리려면 적의 시야도 오브젝트에 영향을 받아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은신 플레이도 가능해진다.

2.적의 사격 능력이 너무 뛰어나다. 스토커2는 사격이 매우 어려운 게임이다. 그런데 적들은 다들 백발백중으로 마치 무반동 총기를 쓰는 것처럼 느껴진다. 안 그래도 스토커2의 전투는 기본 1 대 5 정도로 싸우는데 이건 너무 심하다.

3.필드에 엄폐물이 거의 없다. 탐지능력이 떨어져 적을 먼저 칠 수도 없고 항상 수적으로 불리한데 엄폐물도 없다. FPS에서 엄폐물이 없으면 어떻게 싸워야 하나? 이럴거면 방어막이라도 주던가?

4.적 AI의 발전에 비해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 장님 개 같은 가장 하급 적마저도 플레이어가 고지대에 자리 잡으면 사각 지대로 숨어버리는 뛰어난 인공지능을 보여준다. 이건 확실히 감탄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엔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거다. 물론 플레이어가 안전한 위치에서 일방적으로 학살하는 것도 문제긴 하다. 하지만 반대로 모든 것이 불리한 상황에서 유일한 이점을 하나 취했는데 그마저도 아무 쓸모 없다면, 그래서 이점을 포기하고 결국 개싸움을 해야만 한다면 도대체 무슨 재미가 있는가? 앞서도 말했지만 어려운 상황을 전략과 전술로 풀어나가는 재미가 핵심이다.

블러드써커도 마찬가지다. 구작들에서는 블러드써커가 간간히 등장하는 중간보스 같은 느낌이라 압도적인 강함이 불합리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에는 설정에도 안맞게 대낮에도 활개치고 다니고 한 지점 마다 한번씩은 만난다 싶을 정도로 널리고 널린 상황이다. 그것도 꼭 두 마리씩 나온다. 그런데 여전히 플레이어는 대응할 방법이 없다. 딱 하나 방법이 있는데 나의 정면만 열린 공간에서 맞받아치는 것이다. 그런데 밥 먹듯이 자주 마주치는 적을 상대로 매번 이렇게 수동적이고 지루한 싸움을 해야된다는 건 스트레스일 뿐이다.

5.적의 출현이 너무 잦다. 한 지점에 돌입하면서 한바탕 전투를 치르고 잠시 파밍을 하고 있으면 곧바로 새로운 적 무리가 2번 3번 연속 나타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심지어 블러드써커 커플을 해치운지 몇 분 안돼서 또 블러드써커가 덤벼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한 건지 모르겠다.

6.수리비가 너무 비싸다. 무기 업글을 하면 수리비가 비싸지는 건 대체 누구의 생각인가? 이 때문에 늘 무기를 약한 상태로 쓰다보니 안그래도 어려운 전투와 사격이 더욱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대체 돈이 쪼달려 쓰지도 못할 업그레이드는 왜 넣어놓은 것인가?

7.왜 플레이어는 은닉함을 직접 만들 수 없나? 돈이 늘 쪼달리는 상황이라 늘 루팅한 장비들을 열심히 모아서 팔아야 하는데, 매우 넓어진 맵에서 야영지로 돌아가는 것이 너무 지루하고 힘들다. 최소한 은닉함이라도 만들 수 있으면 좀 덜할텐데 늘 맵에 존재하는 은닉함을 쓸 수 밖에 없다.

8.왜 지도 마커 갯수가 그렇게 적은지? 7번과도 연결되는 문제인데 이미 있는 은닉함을 써야만 하는데 위치를 어떻게 일일히 기억한단 말인가? 현실적으로 한다면서 왜 이런 부분은 비현실적인지? 세상에 어떤 PDA가 고작 마커를 10개 밖에 표시 못하나? 또한 지도에 표시되지 않는 이상현상, 수수께끼들이 있는데 이것을 또 어떻게 다 외운단 말인가? 대체 무슨 생각으로 10개로 제한했는지 전혀 이해가 안된다.

9.부비트랩이나 지뢰는 왜 쓰지 못하는가? 안그래도 늘 다수의 적을 상대해야하는 상황, 블러드써커처럼 보이지 않는 적등을 상대할 때 부비트랩이나 지뢰를 활용하면 훨씬 재밌을 것이다. 현실적이기도 하고. 왜 이런 재밌는 아이디어를 구현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좀 더 있지만 일단 생각나는 건 여기까지다. 이러한 요소들로 인해 요즘 스토커2를 하면 내가 핵앤슬래쉬를 하는 건지 스토커를 하는 건지 헷갈릴 지경이다. 상황을 활용하거나 전략을 쓸 수 있는 상황은 없고 그냥 약빨고 버티면서 맞받아치는 싸움밖에 없으니 말이다. 지금의 스토커는 어렵고 재밌는 게임이 아니라 그저 답답하고 무력감을 느끼게 하는 게임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어려운 걸 극복하는 게 재밌는 거지 고통을 당하는 게 재밌는 게 아니란 것을 부디 알아줬으면 한다.
Datum skrivet: 22 dec, 2024 @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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